
Accessibility, live: 시각장애인 전문가들이 웹을 쓰는 모습을 직접 보며 배운 것
그날의 분위기가 궁금하신가요? 발표부터 네트워킹까지, Accessibility, live 애프터무비에서 만나보세요 🎥
9월 28일, 강남 AWS Korea 오피스에서 Dev Korea #15, Accessibility, live를 진행했습니다. 80명이 조금 넘는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오래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행사였습니다. 계속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 미루기만 했는데, 마침내 열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우리는 대부분 접근성을 비슷한 방식으로 다룹니다. 린터를 돌리고, 명도 대비를 확인하고, 라벨 몇 개를 추가한 뒤 배포하죠. 하지만 우리가 만든 제품을 누군가 스크린 리더로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WCAG 준수에 대한 강의 대신, 시각장애가 있는 두 분께 앱, 웹사이트, AI 도구를 매일 어떻게 사용하는지 직접 보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일상은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나는 꿈을 코딩합니다 (I code dreams)의 저자 Inho Seo 님은 우리 대부분이 스스로에게 한 번도 던져 보지 않은 질문으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만약 시력을 완전히 잃는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노화, 사고, 질병 등 어떤 이유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그 이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이 멈추지 않는 것이고, 오늘날 우리의 일상은 휴대폰, 노트북, 시계 같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흘러갑니다. 디지털 접근성이 바로 그 일상을 이어가게 해 주는 열쇠라는 것이 그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직접 보여줬습니다. 먼저 휴대폰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고 답장하고, 지도에서 장소를 검색해 길을 찾는 모습을 시연했습니다.
제가 작은 게임도 제안했습니다. 홈 화면에서 시작해 YouTube에서 LE SSERAFIM의 "ANTIFRAGILE"을 찾아 재생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앱을 찾고, 제목을 입력하고, 영상을 골라 재생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20초. 정말 놀라운 속도였고, 현장에 있던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을 겁니다.

이어서 노트북으로 넘어가 IDE를 열고, 터미널에서 SSH로 가상 머신에 접속하고, 코드를 작성하고, VS Code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과정까지 모두 소리만으로 보여줬습니다.
사실 그는 행사 며칠 전에 노트북을 새로 바꿨다고 합니다. 이게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 새 기기에서는 여러 설정을 다시 하고, 필요한 도구를 다시 찾아 설치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것만 끝나면 바로 일할 준비가 됩니다.
인상 깊었던 점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따라갈 수 있도록 스크린 리더 속도를 일부러 늦춰 두었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항상 최대 속도로 쓰는데, 그래도 더 빨랐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Q&A에서는 Siri 같은 음성 비서를 많이 쓰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당연히 쓸 것 같지만, 답은 거의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휴대폰에서도, 노트북에서도 스크린 리더를 쓸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합니다.
또 시각장애인에게는 프론트엔드보다 백엔드 개발이 더 쉽다고 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죠. 그런데 요즘 그는 프론트엔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발표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이것이었습니다. 시각장애가 할 수 있는 일에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 다른 누구와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는 발표 내내 그것을 직접 증명해 보였습니다.
듣는 웹에서, 함께 일하는 웹으로
이어서 Ally's Accessibility Lab의 대표 Chan-Hong Kim 님이 한 걸음 더 나아간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옆에서는 Heonyong Kim 님이 영어 통역을 맡아 주셨습니다.
찬홍 님은 완전히 앞을 못 보는 것은 아니지만 시력이 많이 약합니다. 그래서 화면 확대 기능으로 모든 것을 크게 키우고, 여기에 스크린 리더를 함께 사용합니다.
먼저 화면을 보지 않고 웹을 탐색하는 사람들에게 지금의 웹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했습니다. 스크린 리더는 우리가 디자인한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접근성 트리를 읽고 요소를 하나씩 순서대로 들려줍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이 생깁니다.
- 시각 없이 마우스를 사용하기 어렵다
- 순차적으로 탐색하다 보니 페이지 전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 요소가 많을수록 탐색이 더 어려워진다
- 부실한 대체 텍스트와 잘못 사용된 ARIA가 정보 접근을 막는다
- 일을 처리하는 대신 UI 속에서 길을 잃는다
그리고 쿠팡에서 실제 예시를 보여줬습니다. 상품을 검색한 뒤 가격대 필터로 결과를 좁히고 싶었지만, 스크린 리더와 탭 키 탐색으로는 그 필터에 아예 도달할 수 없었습니다. 느리거나 불편한 수준이 아니라, 불가능했습니다.
그가 제안하는 방법은 스크린 리더와 웹 페이지 사이에 에이전틱 브라우저를 두는 것입니다. Chrome DevTools Protocol, Playwright, Puppeteer 같은 도구를 이용하면 에이전트가 DOM과 접근성 트리를 읽고, 페이지를 이동하고, 클릭하고, 입력하고, 스크롤할 수 있습니다.
그가 강조한 것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협업입니다. 헤드리스 브라우저가 뒤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면 사용자는 진행 상황을 따라가거나 중간에 개입하기 어렵습니다. 그의 모델에서는 에이전트가 UI 탐색과 조작을 맡고, 사용자는 목표 설정, 판단, 승인과 검토를 맡습니다. UI를 탐색하는 것에서 일을 완료하는 것으로의 전환입니다.
그래서 에이전틱 브라우저인 Aside로 바꿔 쿠팡에서 같은 일을 시도했습니다. 페이지와 씨름하는 대신 원하는 것을 에이전트에게 말하자, 꽤 괜찮은 상품 추천이 돌아왔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훨씬 쉬워졌습니다.
한계도 분명히 짚었습니다. 필요한 도구를 설치해야 하니 설정이 여전히 진입 장벽입니다. 에이전트가 로그인 세션, 쿠키, 화면 내용, 입력 내용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안 위험도 있습니다. 그리고 웹은 에이전트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CAPTCHA, 봇 탐지, 요청 제한은 에이전트를 막고, 동적인 페이지, iframe, 팝업은 에이전트의 작업을 깨뜨리며, 불명확한 레이블이나 부실한 접근성 트리는 에이전트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이 마지막 지점에서 발표 슬라이드 중 가장 기억에 남은 문장이 나왔습니다. 명확한 레이블, 의미 있는 구조, 접근 가능한 조작 요소는 스크린 리더 사용자가 콘텐츠를 이해하고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되고, AI 에이전트가 콘텐츠를 해석하고 상호작용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접근성이 높은 웹은 AI 에이전트도 활용하기 좋은 웹이다. 권한과 보안상의 제약은 여전히 남지만, 한쪽을 위해 만들면 결국 둘 모두를 위해 만드는 셈입니다.
Q&A에서는 누군가 그의 Steam 라이브러리를 보고 게임에 대해 물었습니다. 게임도 즐긴다고 합니다. 다만 슈팅 게임은 어렵고, 논리 게임이나 턴제 게임을 주로 한다고 하네요. 게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죠.
가장 집중도가 높았던 행사
지금까지의 행사 중 가장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들은 행사였습니다. 모두가 시연의 한 단계 한 단계를 따라가며, 발표자들이 보여주는 것에서 실제로 배우고 있었습니다.
필기하는 분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현장 분위기
체크인과 함께 음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피자와 버거였고, 버거는 Cry Cheeseburger에서 준비했습니다. 두 발표가 끝난 뒤에도 많은 분들이 남아 마지막까지 네트워킹을 이어갔습니다.

한 참석자분은 보조견과 함께 오셨는데, 단연 현장에서 가장 귀여운 손님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가득한데도 끝까지 아주 얌전했어요.


감사 인사
이번 행사는 아래 분들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 시력 없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평범한 하루를 보여준 Inho Seo
- 시각장애인을 위한 웹의 다음 모습을 보여준 Chan-Hong Kim과 Ally's Accessibility Lab
- 찬홍 님의 발표를 영어로 통역해 준 Heonyong Kim
- 강남 오피스에서 행사를 열 수 있게 해 준 David Green와 AWS Korea
- 버거를 준비해 준 Cry Cheeseburger
- 행사를 원활하게 이끌어 준 자원봉사자분들: Brian, Cory, Jason, K, Oscar, Sehyun
- 그리고 함께 와서 귀 기울여 듣고 질문해 주신 모든 분들
다음 행사에서 만나요.
